무료 독감 백신 안전한가?
11번째 사망자 발생
대전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의식 불명에 빠졌던 70대 여성이 끝내 숨졌습니다.
대전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숨진 두 번째 사례입니다. 전국에서는 11번째입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0분께 유성구 지족동에 거주하는 여성 A(79) 씨가 숨졌습니다.
11번째 환자는 사망경로
이 여성은 지난 19일 오전 10시께 유성구 반석동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서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제조번호 PT200802)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백신을 맞은 당일 오후 8시부터 심한 구토·고열 증상 등을 보였고, 이튿날인 20일 점심 무렵 호흡곤란 증세 등으로 의식을 잃으면서 지역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왔습니다.
독감 백신 접종 전 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족 측은 "독감 백신을 접종하러 가실 때도 건강한 상태였다"며 "매년 백신을 맞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최종 16번째 사망자까지 발생 (시간 10월 22일 오전 11시 45분)
오늘(22일) 6명 등 현재까지 전국에서 16명이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숨졌다고 신고됐습니다.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람들이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지난 16일 인천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뒤 현재까지 전국에서 16명이 독감 백신 접종 뒤 사망했다고 신고됐습니다.
어제까지 사망자는 10명이었는데, 오늘 대전과 성주, 창원, 순천, 임실, 인천에서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모두 70대 이상의 고령자들입니다.
다만 사망이 독감 백신 때문인지는 확인이 필요한데요.
어제 고창에서 숨진 70대 접종자의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검사에서 '사인 미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사망자 대부분이 65세 이상 고령자이고 절반가량이 고혈압, 파킨슨병 등 평소에 질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질병청은 "부검을 통해 최종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입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전체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인천, 대전, 전북 등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자 보건당국은 의료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었습니다.
정 청장은 "논의 결과 백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6건의 사망 가운데 2건은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아나필락시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 약물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 분 혹은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예방접종으로 인한 중증 이상 반응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전문가 의견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고 이틀 만에 숨진 사인에 대해 “부검 결과를 봐야 되겠지만, 상대적으로 독감 백신에 의한 부작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추정했습니다.
엄중식 교수는 20일 방송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독감백신은 바이러스가 죽어 있는 형태로 만든 백신(사백신)이기 때문에 사망과 같은 중증의 심각한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엄 교수는 그러면서도 “예외적인 상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인과관계를 미리 이야기하는 게 편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인이나 유족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어 부검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백신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실제로 이상 사례가 발생하게 되면 접종률이 떨어지거나 접종이 지연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여러 가지 역학적 상황이나 심각한 이상 반응의 발생 사례를 보면 이번 사례도 백신과 연관성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백신 접종을 중단하거나 미룰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상온 노출 백신 변질가능성
상온 노출 백신의 변질 가능성에 대해선 “유통이나 관리하는 과정에서 백신이 변질한다고 하더라도 사망과 같은 중증의 이상 반응이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백신 안에 있는 물질들이 대부분 항원 단백질이나 아니면 보존제 등이기 때문”이라며 “이것들이 대부분 소량으로 있어서 사망사례까지 가는 경우는 너무 드물다"고 답변했습니다.
올해 독감백신 접종 뒤에 신고된 이상 반응이 353건이라는 보도에 대해선 “독감백신을 접종하고 나면 여러 가지 국소적 부작용, 접종 부위가 붓고 통증 있는 간단한 부작용부터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다”며 “지금까지 알려진 걸 보면 대부분이 국소적인 그런 부작용이고, 전신부작용이 발열과 같은 열이 나는 부작용이 있긴 있지만 대부분 경미하거나 아니면 짧은 시간 내 회복된 부작용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답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입장 2020년 10월 22일 기준
Q1 최근 독감 백신 접종뒤 사망했다고 보고된 사례는 몇 건인가요?
A1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관련한 이상 반응 가운데 사망했다고 보건당국에 신고된 사례는 2009년도 이후 총 25건 정도입니다. 최근 사례로는 2018년 2명, 2019년 2명 정도가 사망한 이상 반응 신고가 있었지만,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Q2 이 가운데 독감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이 인정된 사례는 있나요?
A2 이상 반응이 있다고 인정된 사례는 1건입니다. 2009∼2010년 절기에 예방 접종했던 65세 여성이 접종을 받은 후 한 3일 뒤부터 근육, 근력이 저하하는 증상이 생겨 결국 '밀러-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입원 치료 중 흡인성 폐렴이 발생해 다음 해 2월에 사망했습니다. 이 사례는 이상 반응과 연관이 있다고 확인돼 피해 보상이 인정됐습니다.
Q3 다른 사례들은 왜 인정되지 않았나요?
A3 그 외의 사례들은 대부분 기저질환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예를 들면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같은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확인돼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아닌 것으로 정리됐다.
Q4 예방접종에 따른 이상 반응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A4 각 지방자치단체의 역학조사, 의무기록 조사, 부검 소견 그리고 진료했던 의료진의 진료소견 등을 다양하게 조사하고, 이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이 일차적으로 검토합니다. 그 결과를 '예방접종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 올려 전문가들이 이상 반응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는 식으로 이뤄집니다.
Q5 예년과 비교해 고령자들의 독감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늘었다고 봐야 하나요?
A5 접종률이 높아져서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늘었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르신 대상 예방접종을 19일에 시작했는데 첫날 183만명이 접종했고 20일에도 약 110만명 정도가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사흘 동안 거의 300만명 정도의 어르신들께서 접종한 셈이다. 초기에 집중적으로 접종이 이뤄지면서 관련 사망 보고 및 신고가 며칠 사이에 많이 발생한 정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Q6 올해 신고된 사망자에 대한 부검 계획이나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부검을 통해 무엇을 확인하며 결과는 언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요?
A6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 9명 가운데 2명은 부검이 진행됐고, 나머지 사망자들은 부검을 예정(검토)하고 있습니다. 부검할지에 대한 판단은 보건소가 유족들과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이기에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부검에서 일차적으로 유관적인 소견도 보겠지만 조직학적 검사나 혈액검사 등 사인 규명을 위한 다양한 조사가 진행됩니다. 적어도 2주 이상은 소요되는 것으로 봅니다.
Q7 앞서 올해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신고된 이상 반응이 총 353건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예년과 비교하면 늘어난 것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7 매년 관련 통계를 내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108건의 이상 반응이 보고됐고 2018년에는 132건, 2019년에는 177건 정도가 보고된 바 있다. 대부분은 경증 신고가 많습니다. 올해는 '상온 유통(노출)' 관련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과 한국백신의 '백색 입자' 백신 접종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이상반응 여부를 굉장히 능동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적극적인 조사 결과로 인해 다른 때에 비해 건수가 증가한 부분이 있고, 또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신고 자체가 증가한 부분도 있습니다.
Q8 국가에서 지원하는 백신을 기존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경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없나요?
A8 작년까지는 국가 무료 예방접종을 3가 백신으로 했고 대부분의 유료 접종은 4가 접종으로 했습니다. 올해는 3가가 아니라 모두 4가 백신으로 접종하고 있는 상황인데 임상적으로는 3가 백신과 4가 백신 간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으로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전문가 의견을 조금 더 들어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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